"우리나라의 경우 필수 아냐…날 생선 먹을 땐 주의해야"
"구충제는 봄·가을로 챙겨 먹어야 한다 그랬어." "지금껏 한 번도 안 먹었는데 아무 이상 없거든?"
구충제를 1년에 두 번씩 챙겨먹는 A씨와 태어나서 구충제를 먹어본 적이 없는 B씨의 대화 내용이다. 과연 구충제는 필수적으로 먹어야 하는 걸까, 먹지 않아도 괜찮은 걸까.
ㅡ구충제를 꼭 먹어야 하나.
▷어느 국가에 거주하는냐에 따라 다르다. 가령 기생충이 많이 있는 나라라면 구충제를 챙겨 먹어야 한다.
우리나라의 경우엔 `필수`까지는 아니다. 기생충 감염률이 2~3%에 그치기 때문이다. 구충제를 안 먹었다고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. 나 역시 먹지 않고 있다.(웃음) 하지만 소수라도 2~3%의 감염자가 있으므로 먹어서 나쁠 건 없다.
ㅡ그런데 왜 `구충제는 봄·가을로 챙겨 먹어야 한다`는 말이 나온 건가.
▷과거 1960~1970년대 우리나라는 `기생충 왕국`이라고 할 정도로 감염률이 높았다. 60~70%의 국민이 기생충에 감염됐으니 말이다. 1년에 두 번은 당연히 먹는 걸로 생각했다.
기생충의 종류가 다양한데 당시엔 회충, 현충 등 토양 매개성 기생충에 많이 감염됐다. 야채나 채소를 재배할 때 인분 비료를 썼기 때문이다. 이후 화학 비료를 사용하면서 이 기생충에 감염되는 확률이 낮아졌다. 북한의 경우엔 비싼 화학 비료 대신 아직도 인분 비료를 써 기생충 감염률이 높은 편이다.
ㅡ그렇다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2~3%는 어느 경로를 통해 기생충에 감염되는 것인가.
▷대부분 식품을 통해 감염된다. 민물 생선을 날로 섭취하거나 바다 생선의 내장을 먹으면 디스토마라 불리는 흡충성 기생충에 감염될 확률이 높아진다. 중국산 김치도 문제가 될 수 있다.
ㅡ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고 있다. 반려동물에게 회충약을 먹이기도 한다. 사람이 반려동물을 통해 기생충에 감염되는 경우는 없나.
▷동물이 사람에 옮기는 기생충도 있고 그렇지 않은 기생충도 있다. 반려동물이 바깥 출입을 하면서 옮아온 기생충은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다. 그 외에는 사람에게 거의 옮지 않는다.
ㅡ시중 약국에서 파는 구충제로 웬만한 감염은 막을 수 있는 것인가.
▷구충제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구분한다.
회충, 편충 등 장내 기생충은 약국에서 파는 구충제로 없앨 수 있다. 반면 앞서 얘기한 민물 생선을 날로 먹었을 때 생기는 흡충류 감염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하다. 허용된 용량의 10배 이상을 섭취할 경우 위험하다는 판단에서 현재까지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야만 약을 지을 수 있었다. 하지만 대한기생충학회는 흡충 구충제도 안정성을 확보해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 등 유관 기관에 요청하고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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